[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12일이면 수능 성적이 발표된다. 아직은 가채점 단계일 뿐 한 해 대입의 성패가 완전히 결정된 시기가 아니다. 하지만, 가채점으로도 어느 정도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가능하기에 이른 시기부터 재수험에 뛰어들고자 하는 수험생들이 존재한다. 결정은 내렸짐나 남은 고민은 여러 갈래다. 당장 남은 기말고사는 물론이고 언제부터 재수를 시작해야 할지도 결정하기 어렵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남은 기말고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재수를 결심했다면 시작 시기는 언제가 좋을지에 대해 알아봤다. 

<남은 기말고사.. 열심히 준비해라>
수능이 끝나면 수험생활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먼저 수험생들을 찾아온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곤 한다. 하지만, 정시에서 승부를 보고자 하는 학생이거나 수능 가채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아든 탓에 재수를 고민하는 경우라면 마지막 남은 기말고사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대학이 수능100% 전형으로 정시선발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고3학생들의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정시는 오로지 수능만 잘보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수능100%로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정시에서도 반영비율이 낮긴 하지만 3학년2학기까지의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들이 있다. 일부 교대의 경우 학생부 반영 비율이 20%에 달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시 뿐만 아니라 수시를 들여다봐도 기말고사를 열심히 준비해야 한단 점은 분명하다. 예전에는 재수 시 수능중심 정시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논술은 재수생이 지원하더라도 불리할 것이 전혀 없는 전형이며, 대입의 대세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조차 자소서 등을 다시금 잘 구성해 재수에 성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학생부교과전형 역시 내신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재수에서 활용 가능한 전형이다. 이 경우 재학생은 3학년1학기까지만 성적이 반영되지만, 재수생은 3학년2학기 성적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에 기말고사를 잘 준비해 둬야 한다. 특히, 3학년 성적의 중요도가 매우 높게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김 소장은 “예를 들어 중앙대의 경우 2019학년 전형계획을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졸업생 학생부성적을 3학년2학기까지 학년별 가중치 없이 전 학년 100%로 반영한다. 논술전형도 마찬가지”라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비슷한 교과성적인 경우 학년이 오르며 향상되는 학업성취도를 중요하게 본다. 마지막 학기 성적은 이전 학기 성적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수능이 끝난 탓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아직은 학습의 고삐를 조여야 할 시기란 게 김 소장의 조언이다. “수능이 끝난 후 주위의 흐트러진 분위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새 자연스레 공부하지 않는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자신의 상황을 잘 판단한 후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시기다. 2학기 중간고사의 성적이 좋지 않았거나 성적에 아쉬움이 있는 경우라면 남은 기말고사까지는 자신의 공부 페이스를 유지해 만회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자유를 만끽하더라도 충분하다.”

<재수시작 언제부터?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재수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그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특히, 목표대학이 확고히 있었지만, 가채점 후 지원하기 부담스러운 상태라면 재수생활을 곧바로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재수를 빨리 결정해야 하는 것은 수능의 특성 때문이다. 정량평가인 수능은 최대한 학습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 당일 부족했던 과정들을 되돌아보는 것도 빠른 재수를 선택할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다. 김 소장은 “재수는 단순히 고3 생활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보충하는 과정이다. 충분한 학습시간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이 필요하다. 목표대학 진학 의지가 확고할 때 망설임 없이 재수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아직 정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재수 관련 결정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재수 가능성을 일단 열어둔 채 학습을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월말 추가합격 발표까지 고려하면 수능으로부터 4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험생에게 시간은 하나의 경쟁력이다.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준비하기에 앞서 조금은 여유롭게 학습과정을 되돌아보고 수능을 분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김 소장의 조언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재수생활에 있어 정답은 없기에 후회하지 않을 마음가짐 역시 가져야 한다. 김 소장은 “수능에서 만족스런 점수를 받아들지 못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학습시간이 부족했단 사실을 의미한다. 다시금 시험에 뛰어들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 때부턴 집중력과 마음가짐의 문제다. 지난 일에 매여 있는 것은 어려움이라기보단 수험생들 스스로의 변명에 불과하다.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찾고, 후회없이 달려나간다면 내년 이맘때에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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