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 폐지'.. 결시율 낮아질 전망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이번 주말인 9~10일 실시하는 인하대 논술고사는 어떻게 나올까. 올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된 인하대 논술은 지난해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에 첨부된 기출문제와 모의논술까지 참고할 자료가 풍부한 대학별고사다. 인하대는 입학처 홈페이지 '기출문제 자료실'을 통해 지난해 기출문제와 문제해설 예시답안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논술고사 기출은 물론 지난 모의논술 기출과 해설까지 제공, 모의논술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도 충분히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다. 2008학년 이후 모든 자료를 제공하는 만큼 최근 기출문제 순으로 풀어보며 출제 흐름과 시험 형식을 익히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주말인 9~10일 실시하는 인하대 논술고사는 어떻게 나올까. 올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된 인하대 논술은 지난해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에 첨부된 기출문제와 모의논술까지 참고할 자료가 풍부한 대학별고사다. /사진=인하대 제공

<지난해 논술, 어떻게 나왔나>
인하대 논술고사는 인문/자연계열 모두 120분 동안 진행된다. 인문계열의 경우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범위로 하며 자료분석/활용을 포함해 출제된다. 두 가지 논제에 대해 2문항이 출제된다. 자연계열은 수학을 기본과목으로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 Ⅰ/Ⅱ, 기하와 벡터에서 출제된다. 올해 지난해보다 1문항 줄어든 3문항이다. 8~10개의 논제가 주어질 예정이다.

-인문계열
인하대 인문계 논술은 2개의 논제로 이뤄진다. 문항1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논술형 문제다. 문항2는 문항1과 다른 주제를 제시, 표 그래프 등 주어진 수치자료의 내용을 파악해 그것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에 답하는 수치자료 분석형 논제다.

인하대 논술출제 교수가 출제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우선 고등학생 수준에 맞고 고등학생이 한 번쯤 고민하고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논술 문제 제시문은 주로 교과서에서 발췌한 후 문제의 맥락에 맞게 수정한다. 교과를 꼼꼼히 살피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으며, 완성된 문제를 검토할 때도 교과서를 참고한다.

지난해 인문계(오전) 논술고사 문항1은 ‘노인복지’를 다룬 문제가 출제됐다. 노인복지는 수험생 세대가 자신과 동떨어진 문제로 인식할법한 주제지만 한국 사회에서 매년 중요성이 커지는 아젠다다. 인하대는 학생이 가족, 노년, 복지, 세대 간 정의 등 현대 사회의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고자 출제했다고 밝혔다. 

(가)는 논술 주제인 ‘노인 부양’ 문제가 어떤 것인지 제시하고 가족 중심의 부양이라는 해법과 사회복지를 통한 해법이라는 두 해결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 해법은 가족 중심의 부양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서술하고, 가족공동체에서 효의 의미를 설명한다. 부모(노인) 부양은 효를 실천하는 방식으로 서술되는데, 이 때 물질적 봉양에 그치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해야 진정한 효라는 가치관이 제시된다. (가)의 후반부는 노인 복지를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다루는 북유럽의 방식을 제시한다. 이 방식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국가가 제공하고 관리한다. 

(나)는 고령화 시대 노인 부양 문제의 해법으로 가족 친화적 가치관 구현을 제시한다. 노인 부양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에 대해 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심리적 고통을 경감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한다. 가족 친화적 가치관이 구현된 사례로 라다크 가족공동체의 노인 부양이 갖는 쌍방향적 이익에 관해 논한다. 라다크 노인들은 가족공동체의 부양을 받지만 단순히 수혜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로 손자 세대의 사회화를 돕는 등 가족공동체에 기여한다. 제시문은 ‘가족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다)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사회적 변화를 서술하면서 가족 중심의 부양이 아니라 사회 중심의 부양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핵가족화와 함께 자녀 세대의 이른 물리적, 경제적 분리가 이뤄지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한다는 관념이 뚜렷이 약화된 상황에서 노인들의 삶은 곤궁에 직면하기 쉽다. 사회는 현 세대를 이룩한 노인 세대의 공헌을 인식하고, 응분의 보상을 통해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다. 기초노령연금 같은 노인 복지 제도는 이러한 의무를 실천하는 한 방편이다. 

(라)는 복지 천국으로 칭송되는 북유럽의 복지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제시한다. 세금을 활용한 국가부양의 분업체계로 이뤄진 북유럽의 복지는 부양자와 피부양자의 관계가 일면적, 다면적, 일방적 관계라고 설명한다. 이런 체계에선 물질적 부양은 가능하지만 정서적 측면의 고려는 형식적이 될 것이며, 인간적인 부양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관계 자체에서 오는 불편과 화해의 과정을 행복의 요건으로 보고, 사회복지를 통한 노인 부양이 생활체계가 단조로워지는 불행한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관점이 제시된다. ‘가족 중심 부양’을 지지하는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마)는 늙는다는 것이 모든 인간의 보편적 운명임을 강조하고 사회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인 세대의 안정된 생존이 필수적임을 서술함으로써 ‘사회 중심 부양’의 논거를 제공한다. 누구나 늙지만 누구나 노후를 대비할 여건에 있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빈곤한 노인들은 반드시 생겨난다. 이는 노인 자살의 증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아갈 안정된 미래 사회를 위해 노인 세대의 복지를 사회적 관점에서 보장할 필요가 있다.

논제는 제시문을 참고해 ‘가족 중심 부양’과 ‘사회 중심 부양’ 중 한쪽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글을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두 생각 중 하나를 택하고, 왜 그 쪽을 선택했는지 제시문 (가)~(마)에서 두 가지 이상의 논거를 들어 설명하되, 제시문을 활용해 자신의선택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을 쓰고 이를 재반박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문항2는 표와 그래프 등 자료에 나타난 사회현상을 분석해 의미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최근 이슈가 된 가계 부채의 증가 현상에 대해 주어진 자료를 사용해 이를 초래한 원인, 우려된다고 볼 수 있는 판단 근거, 소득 분위별 특성을 찾아내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자신의 소득 수준이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채가 지나치게 늘어나 상환을 하지 못하는 사태, 즉 채무 불이행에 이르게 되면 신용 불량자가 돼 개인의 경제생활이 곤란해질 수 있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약화 등과 같은 국가 차원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자료는 총 5개가 표와 그림의 형태로 주어져 있다. <자료1>은 주택 매매와 전세 가격 지수, 금리와 은행 대출금 추이를 나타낸다. 금리는 부채 사용 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의미하고, 주택 매매와 전세 가격 지수는 주택용 대출인 경우 부채 사용 금액의 증가를 짐작하게 한다. <자료2>는 가구를 소득 수준별로 20%씩 가구를 균일하게 나눈 상태에서, 소득 분위별로 부채와 연소득 추이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부채 증가율과 연소득 증가율 간의 비교를 통해 부채 상환 능력의 약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자료3>은 2015년 현재 대출의 용도를 거주 주거용 대출, 거주 이외 목적 부동산 구매, 부채 상환, 생계비 마련, 기타로 각각 세분해 나타내고 있다. <자료4>는 적자 가구, 즉 소비 지출이 처분 가능 소득보다 많은 가구의 비중의 2010~2015년 중 변화 추이를 나타낸다. <자료5>는 부채-소득 비율, 즉 가구의 총 부채액을 연간 소득(처분 가능 소득)으로 나눈 값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나 것이다. 한국은 다른 비교 대상국에 비해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증가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논제는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가계 부채 증가를 초래한 원인과, 관련된 다른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 논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료들(<자료1>, <자료3>)을 선별해야 한다. 다음은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들(<자료2>, <자료5>)을 찾아내고, 마지막으로는 <자료3>을 사용해 대출의 용도로 생계형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를 찾도록 구성돼 있다. 

문항2는 크게 세 가지 논제를 가지고 있다. 먼저 가계 부채 증가가 초래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가계 부채 증가가 우려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국가 전체 차원과 소득 분위별로 나눠 찾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부채 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소득 분위 중에서 생계형 부채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분위를 찾는다. 

-자연계열
인하대 자연계 논술은 통합교과형이 아니라 수학 교과만을 평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론 수학 교과의 배경지식이나 기본교과지식의 수준을 평가하는 건 아니다. 수학 교과의 여러 개념 및 원리를 문제해결에 활용하는 능력, 수리계산 능력 및 수리응용 능력, 문제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 등을 평가한다.

고교 교육과정의 기본개념을 잘 다지면 어려움 없이 풀어낼 수 있는 수학문제로 구성된다. 체계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논술전형의 준비는 따로 준비할 게 아니라 내신공부 수능공부를 통해 관련 역량을 충분히 길러낼 수 있다.

수험생들은 우선 교과서의 원리 개념 학습 및 심화학습 부분을 공부하고, 이후 수학 가형 기출문제를 가지고 꾸준히 논리적인 글쓰기 연습을 한 다음,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자료를 공부하면서 배경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난해 자연계열(오후) 논술우수자는 총 4개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1은 기본적인 대수적 조작능력을 평가한다. 수학적 귀납법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적용해 주어진 명제를 증명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문항2는 다항함수(3,4차 함수) 그래프의 개형을 도함수를 이용해 파악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도함수를 통해 극값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 도함수의 부호를 알고 영역을 표현하는 능력을 확인한다. 

문항3은 공간벡터를 상황에 맞게 설정하고 이를 이용해 선분의 길이를 구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공간좌표를 써서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데 이 경우에는 공간상의 평면과 직선의 식을 문제해결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문항4는 자연수 분할을 이해하고 그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인하대 논술우수자전형 어떻게 선발하나> 
올해 인하대 논술우수자전형은 수능최저가 폐지돼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논술 수능최저 폐지에 대해 김현정 입학부처장은 “수험생들의 과도한 학업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고교교육 활성화의 일환으로 설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능최저가 없는데다 논술고사를 수능일 이후 2주 가량 지난 9일과 10일에 실시, 수험생 입장에서 준비할 시간이 타 대학 논술 대비 넉넉한 특징도 있다.

전형방식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논술70%+교과30%다. 교과는 30% 반영되지만, 실질반영비율은 미미해 실제 당락은 논술고사에서 결정되는 구조다. 김 부처장은 “논술에 적용되는 교과 반영비율은 30%지만 등급간 급간을 촘촘하게 설정했기 때문에 교과점수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비율은 무척 낮다”면서 “학생부 2~6등급까지 학생부 환산 점수 차이는 1000점 만점이 8점 차이에 불과하며, 이를 논술 점수로 환산하면 100점 만점 기준 약 1.8점에 해당하는 점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논술점수가 실질적인 합불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교과 학년별 반영비율은 학생부교과와 동일하다. 1~3학년 중 한 학년의 성적만 있는 경우에는 해당 학년 성적을 100%로 반영한다. 1등급은 10점, 2등급 9.6점으로 2등급부터 6등급까지는 0.1점씩 차감되는 방식이다. 검정고시 출신이나 외국고 출신, 2012년 2월 졸업자 등 교과점수를 산출할 수 없는 자는 비교내신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논술고사 모집단위 석차 기준으로 석차백분율을 산출해 점수를 반영한다.

올해 논술에서는 의예과 선발을 실시하지 않는다. 간호학과 모집인원도 축소됐다. 지난해 13명 모집하던 간호학과(자연)은 올해 9명을 모집한다. 간호학과(인문)은 지난해 9명 모집했으나 올해는 논술에서 모집하지 않는다.

수능최저를 폐지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지원자 수는 급감했다. 올해 논술은 48.69대 1(562명/2만7362명)로 마감했다. 지난해 48.16대 1(830명/3만9974명)보다는 소폭상승했지만, 모집인원의 감축으로 인한 경쟁률 상승구조로 지원인원은 지난해 3만9974명에서 올해 2만7362명으로 1만2612명이나 줄었다. 인하대 논술의 경쟁률하락 원인은 지난해까지만 모집했던 의예 모집을 폐지한 영향(의예과는 지난해 15명 모집에 3671명이 지원, 244.7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수능최저 폐지가 오히려 높은 경쟁률을 예상하게 하며 지원을 주저하게 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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