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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사교육걱정 "자사고 자율학교, 전국 선발권 축소"..'공교육 롤모델 없애 사교육 살리자는 건가''수요자 학교선택권 제한에 수도권 집중하자는 논리'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11.22 20:40
  • 호수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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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전국단위 자사고와 농어촌 자율학교의 선발권을 축소해야 한다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의 주장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비판론의 가장 큰 이유는 수요자의 학교선택권 제한이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교육정책으로 인한 미리 준비해온 선의의 피해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 대입3년예고제를 비롯해 입시정책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가치다. 지난 대선에서 교육위에 대한 열망은 정권마다 전정권지우기에 몰두한 나머지 매번 교육정책을 바꾸면서 수요자들의 피로감을 쌓아온 때문이었다. 수요자들 입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잣대에 따라 없애자 만들자하는 주장 자체가 적폐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나름대로 정책취지를 가진 전국단위 선발권의 제한은 더많은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 정책적 취지를 무시한채 일방적인 선발권 축소 주장은 또다른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고교 한 관계자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사학이 기본적으로 법인부담금을 일정액 부담할 경우 전국선발권을 갖도록 함으로써 교육재원의 상당부분을 취약한 부문에 돌릴 여력을 제공해왔다. 이미 투입된 사학의 재정상황으로 보면 재산권 침해 논란도 가능하다. 자율학교는 폐교 위기에 맞은 읍면단위 지방학교를 살리고 우수학생의 특정지역 집중현상을 완화한다는 정책 취지를 지녔다고 본다. 선발권 축소는 자율학교들을 폐교로 몰고 수도권 집중을 하자는 얘기가 된다"고 밝혔다.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이 공교육에 미친 영향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자칫 선발권을 건드릴 경우 공교육 롤모델을 말살시키고 위축되는 사교육을 키우자는 논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전문가는 "전국단위 자사고와 농어촌 자율학교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에 위치해 기숙사체제를 운영하는 공통점이 있다. 기숙사체제에 교사들의 열의가 더해지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학교가 관리, 사실상 사교육이 비집을 틈이 없는 공교육 모델을 만들어왔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굳이 사교육을 찾을 이유도 없다. 사교육보다 뛰어난 교사진과 다양한 특별/체험 활동 등으로 다방면의 학생 잠재력을 키우는 학종시대를 맞아 공교육에 다양한 역할모델을 제시했다. 결국 서열화라는 논리의 접근은 공교육에 다양한 역할모델을 제시해온 학교들을 없앰으로써 공교육을 위축시키고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사교육을 살리는 결과를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걱정은 결국 8학군으로 우수학생을 모으고 사교육을 살리자는 주장을 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은 자사고의 전국 선발권에 대한 별다른 근거가 없다며 광역단위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선발권을 줄여 사교육을 줄인다는 주장은 학생 수가 적어 학생충원이 어려운 지방외곽에 자리한 고교 특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발언”이라며 “사학의 자율성은 물론,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지원 없이 운영되는 사학에 규제를 유도해 민간의 인재양성 의지를 꺾을 수 있고 나아가 수월성 교육의 말살로 우수인재의 해외유출을 유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교육걱정은 자사고의 전국 선발권에 대한 별다른 근거가 없다며 광역단위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학생 수가 적어 학생충원이 어려운 지방외곽에 자리한 고교 특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발언”이라며 “사학의 자율성은 물론,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는 주장”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사교육걱정 "전국선발권 명분 없어">
사교육걱정은 교육부가 발표한 외고 국제고 자사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 실시 개정안이 ‘사실상 우선선발’이라는 내용으로 2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교육걱정은 입법예고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지적했다. 문제점은 시행령 개정 이후에도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입시가 일반고보다 먼저 시작해 마칠 수 있으며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추가모집을 허용해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고입재수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 ▲추가모집에 있어 학교장 권한을 과도하게 인정해준 점 등이 골자다. 

대안으로 외고 국제고 자사고 입시를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할 뿐만 아니라 추가모집도 동시에 진행하고 학생 지원권도 동일하게 행사할 것을 제시했다. 사교육걱정은 지적한 문제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하고 고입 선발방법의 개선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담긴 전국단위 자사고의 전국 선발권을 보장하는 문구를 즉각 철회할 것도 촉구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권은 합당한 이유가 없으며 광역단위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입 동시실시가 골자인 시행령 개정안에서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권은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달 초 교육부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 시기를 후기로 이동한다 하더라도, 현재와 동일하게 전국단위 모집단위를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고 체고 일부 일반고(53개교)가 전국단위 모집하는 상황에서 자사고(10개교)만 전국단위 모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사교육걱정 대표는 전국단위 선발권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개선안과 아무 상관없는 내용”이라며 “무엇 때문에 이런 보장을 해야 하는지 교육부의 입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문구를 삭제해달라는 게 사교육걱정의 공식 입장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체고는 학교 특성상 지원 학생이 전국에 있고, 지역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전국단위 자사고는 학생 모집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은 관행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일 뿐, 서열화된 고교 체제의 상층부로 자리잡아 과도한 고입 사교육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고 말했따. 

일반고지만 전국단위 선발이 가능한 자율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국단위 모집 후기 일반고는 일반고로 분류되지만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다른 시/도의 성적 우수자들을 선발할 수 있다”면서 “일부 자율학교가 입시전형 이전에 학교 관계자에게 컨설팅을 받는 형태의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되는 등 문제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함께 전국단위 일반고도 광역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다. 

<'폐교위기 살린 공교육 롤모델' 농어촌 자율학교.. '선발권 축소해 사교육 늘리자?'>
교육계 한 전문가는 사교육걱정의 지적에 대해 "각 고교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되레 사교육을 늘리겠다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단위 선발권을 지닌 농어촌 자율학교는 농어촌 지역학교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정된 고교유형으로 설립취지가 뚜렷하다"며 "지금보다 학령인구 감소를 먼저 체감한 농어촌 학교들은 폐교 위기를 겪었다. 자율학교 지정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며 사교육에 대한 수요를 흡수하고 뛰어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교사들의 노력은 공교육에서도 뛰어난 교육이 가능하다는 '롤모델'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 고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2년부터 읍면지역에 있는 고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했다. 전국단위 학생 선발권과 함께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지역 내 학생수가 적어 폐교위기인 학교들을 대상으로 지역민들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의 일환이자 외부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측면도 적지 않다. "전국 명성을 가진 농어촌 자율학교인 한일고 공주사대부고 남해해성고 등도 전국단위 선발권이 없다면 학생 충원이 어려운 학교들"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평준화 체제에선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져 비선호학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어촌 학교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해 교육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된 셈이다.

농어촌 자율학교는 초중고 과정 모두에서 지정될 수 있고 자사고처럼 교장임용 교육과정운영 교과서사용 학생선발 등에 있어 자율성을 갖는다. 다만 자사고와 달리 일반고 학비가 적용돼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다. 대부분 기숙사 체제로 운영한다. 

2002년 지정 당시보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2017년 현재는 학생충원이 더욱 힘든 상황이다.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광역단위 자사고도 잇따른 미달로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인데, 농어촌 자율학교 선발권을 광역으로 축소한다면 농어촌 학교 고사로 이어지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예측했다. 사교육걱정은 자율학교의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부 부정사례로 농어촌 자율학교를 고사시키겠다는 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전국 선발권 근거없다?'.. 높은 전입금로 얻은 선발권, 재산권 침해 소지 다분>
사교육걱정의 지적은 재산권 침해 소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광양제철고 민사고 북일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 등은 기업이 세운 학교이며, 상산고는 개인이 세운 학교다. 외대부고 설립에는 한국외대와 용인시가 공동으로 출연했다. 광양제철고의 경우 2002년부터 15년간 법인이 662억원을 출연했으며, 상산고는 자사고 전환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439억6000만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학교들도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다. 

10개 자사고가 전국단위 선발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법인 전입금을 들였기 때문이다. 사학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신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로 출발했다. 전국단위가 광역단위를 구분하는 지점은 법인 전입금의 부담비율이다. 전국단위는 20% 이상 부담하며, 광역단위의 경우 광역시 지역은 5%, 도 지역은 3%이다. 전국단위 자사고가 광역단위 자사고보다 4배 이상 전입금을 들여 얻어낸 자율권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 문제로까지 비화돼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발권 축소를 포함한 규제가 민간차원의 교육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발권 축소는 자사고 경영자들이 교육을 위해 거액의 법인/개인 재산을 투자한 노력과 진정성을 무시하는 처사인 때문이다. 영재교육 수월성교육에 대한 의지로 공교육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규제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지원 없이 사적 재산으로만 운영되는 사립학교에서 학생 선발 자율권은 필수다. 자사고 대표 격인 민사고는 1996년 파스퇴르 유업 창업자인 최명재 설립자의 뜻으로 출발했다. “기업이윤을 혈족이나 연고자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액을 민족 주체성 교육과 선진 문명의 한국화에투자해 전 생에를 교육에 바치겠다”는 선언에서 굳은 의지가 드러난다. 학교 건물에 기와를 앉히고 곳곳을 ‘조국’과 ‘태극기’로 장식한 이유다.  

정치논리에 따라 자사고 존폐를 좌지우지 하는 논란이 일자 상산고 홍성대 이사장은 “솔직히 이 나라에서 사립학교 운영하기 싫다”라며 “상산고에 쏟은 돈으로 아프리카에 학교 100개를 세웠다면 온 나라가 고마워했을 거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평생 모은 돈을 인재 양성에 쏟아 부은 홍 이사장으로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해지는 자사고에 대한 칼날이 속절없이 느껴진 셈이다. 

<사학자율성 침해보다 더 큰 문제.. 수요자 학교선택권 제한>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권 축소의 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사실이다. 사교육걱정의 요구대로 선발권이 광역단위로 좁혀지면 거주지에 없는 학교는 원서조차 접수하지 못하게 된다.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 곳곳의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면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좋은 서울 학생들과 지역 학생들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사고 폐지 논란 당시 강남 8학군 부활을 우려한 배경이다. 지방 자사고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현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양질의 교육환경을 농산어촌에서 제공하면서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해왔다. 선진적 교육 여건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사고들로 인해 지방에 있는 기업 임직원들도 구태여 서울을 고집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자사고 교장들은 교육통계를 근거로 그간 자사고들이 해외유학과 외화유출을 억제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06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중/고교 유학은 첫 등장 이후 한참 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2000년대 중반 들어 감소하기 시작했다. 해외유학이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2006년 9246명이던 중학생 유학은 2015년 3226명으로 줄었고, 고교생 유학생 수는 2006년 6541명에서 2015년 2432명으로 떨어졌다. 획일화된 교육에 염증을 느껴 수월성 교육을 찾아 해외로 나가던 학생들을 명문 자사고가 흡수해왔음을 입증한다. 

자사고들은 해외유학의 궁극적 목적인 해외대학 진학을 국내에서 감당하면서 이뤄진 외화반출액까지 제시했다. 민사고의 경우 지금까지 1000여 명의 학생들을 해외대학으로 진학시켰다. 1인당 1년 유학경비를 3000만원으로 잡더라도 900억 이상의 외화반출을 막은 셈이었다. 민사고 뿐만 아니라 국제반 등을 운영하는 다른 자사고와 외고들 역시 동일한 역할을 해왔다.  

상산고 홍 이사장은 자사고 폐지 논란 당시 한 토론회에 참여해 자사고에 대한 규제가 심각한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사학의 다양성 특수성을 살리지 못하는 획일적인 교육체제는 단순히 사학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국가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지역 학생들에게 경쟁력 있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교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인재의 수도권 집중을 완하하는 등 지방 교육의 발전에 기여한 자사고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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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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