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수학 과학 '하락'..수학 심각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PISA가 최초로 실시한 ‘협력적 문제해결력’ 평가에서 한국이 최상위권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5 ‘협력적 문제해결력’ 결과를 분석한 결과 OECD 국가 중 2~5위를 차지했다고 21일 밝혔다.

협력적 문제해결력은 가상 팀원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에서 팀원의 지식/기술/노력을 끌어내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번 평가에는 PISA 2015에 참여한 72개국 중 52개국(OECD 회원국 32개국, 비회원국 20개국)이 참여했다. 평가에는 52개국이 참여했지만 데이터 검증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는 51개국에 대해서만 발표했다. 한국은 중학생 548명, 고등학생 5201명으로 총 5749명이 참여했다. 

PISA가 2015 평가에서 최초로 실시한 '협력적 문제해결력' 영역에서 한국이 OECD 2~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참여국 중에서는 3~7위의 결과다. 협력적 문제해결력은 가상 팀원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에서 팀원의 능력을 끌어내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능력을 뜻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국은 OECD 참여국 중 2~5위, 전체 참여국 중 3~7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발표된 PISA 2015 읽기/수학/과학 점수 대비 높은 성취다. 읽기/수학/과학의 경우 2000년 PISA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3개영역 모두 3위 내에 들지 못하면서 순위 하락을 겪기도 했다. 이중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주입식, 암기식 교육 결과로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비판을 불식시키고, 교육을 긍정적 측면에서 다시 한 번 고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체 참여국 중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싱가포르다. 평균점수 561점으로, 한국의 538점보다 23점 더 높았다. 552점의 일본이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는 PISA 2015 읽기/수학/과학 성취도평가에서 세 분야 모두 최고점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PISA ‘협력적 문제해결력’ 평가..OECD 2~5위>
PISA는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소양을 3년 주기로 평가하는 테스트다. 가장 최근 실시된 PISA 2015에서는 최초로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혁신 평가영역으로 추가해 평가했다. 협력적 문제해결력은 컴퓨터상의 가상 팀원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에서 팀원의 지식, 기술, 노력을 끌어내고 이해와 노력을 공유하는 과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다. 

평가 결과 한국 학생들은 평균 538점을 얻어 OECD 참여국 중 2~5위를 차지했다. 전체 참여국 중에서는 3~7위의 성과다. 읽기/수학/과학 점수를 바탕으로 예측한 기대점수보다도 20점 높은 수치였다. 지난해 발표된 PISA 2015 읽기/수학/과학 점수의 경우, OECD 35개국 중에서는 읽기 3~8위, 수학 1~4위, 과학 5~8위였고 전체 순위는 읽기 4~9위, 수학 6~9위, 과학 9~14위를 차지했다. 국가순위가 범위로 주어지는 이유는 국가별 모집단의 평균점수를 95% 신뢰수준에서 추정해 비교할 때, 각 국가가 가능한 최고 순위와 최저 순위를 함께 표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교육부는 “다수의 주체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학생은 중상위권 비율이 높은 특성이다. 각 평가 영역에서 기초 소양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 2수준 이상 학생들이 87.1%였다. 하위 수준에 해당하는 1수준 이하와, 상위 수준에 해당하는 4수준의 비율은 높지 않았다. 1수준 이하의 경우 12.9%로, OECD 평균인 28.1%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51개국에서 3번째로 작은 값이다. 4수준의 경우 10.4%로, OECD 평균인 7.9%보다는 높았고 51개국 중 13번째로 큰 값이었다.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점수가 더 높았다. 여학생의 협력적 문제해결력 점수는 556점으로, 남학생의 523점보다 33점 높았다. 전체 참여국과 OECD 평균 역시 마찬가지였다. OECD 평균 여학생의 점수는 616점으로 남학생 486점보다 29점 높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PISA 2015 주요 상위국 학생의 영역별 성취특성 분석 연구’를 통해 한국 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에 대한 성취 특성을 심층 분석한 결과를 향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세기 역량 ‘협동성, 의사소통’ 평가>
OECD는 실생활의 많은 문제들이 개인보다는 협력을 통한 해결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21세기에 학생들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인 협동성, 의사소통 역량을 강조한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PISA 2015에 혁신적 평가 영역으로 설정했다. 

협력적 문제해결력 문항은 컴퓨터 채팅 창에서 가상의 팀원과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팀의 일원으로서 제시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학생은 채팅에서 자신이 선택될 수 있도록 제시된 여러 개 답글 중 가장 적절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를 푸는 도중에 학생은 스크롤 하면서 이전 대화창 내용을 검토할 수 있고, 오른쪽에 제시된 정보 화면을 탐색할 수 있다. 화면은 정해진 여러개 채팅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며, 학생들에 응답에 따라서 제시되는 화면의 순서/내용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협력적 문제해결력 성취도와 관계있는 교육 맥락변인을 확인하기 위해 학생 설문도 실시했다. 전체 참여국 대비 가장 응답 비율이 높았던 항목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한 부분이다. 한국 학생 95%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포함)’고 응답했다. OECD 평균 87% 대비 8%p 높은 수준이다. ‘다양한 관점이나 시각을 고려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 91%로 OECD 평균 87%보다 4%p 높았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를 고려한다’고 답한 비율은 89%로 OECD 평균 86%보다 3%p 높았다. 반면 ‘반 친구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답한 비율은 낮은 편이었다. OECD 평균이 88%인데 비해 한국은 82%로 6%p 낮았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인 ‘팀워크 존중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대체로 높았다. ‘팀워크가 나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생각한다’고 인식한 학생은 84%로 OECD 평균(70%)보다 14%p 높은 수준이었다. ‘개인보다는 팀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3%로 OECD 평균 73%보다 10%p 높았다. ‘혼자하는 것보다 팀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6%로 OECD 평균 67% 대비 9%p 높은 수준이었다. ‘동료들과 협력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응답은 OECD 평균 수준인 87%였다. 

<PISA 2015 읽기/수학/과학 순위 하락..학력저하 방지 대책 시급>
지난해 발표된 PISA 2015 결과에 따르면 읽기 수학 과학 3개영역 모두 3위 내에 들지 못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PISA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순위하락은 하위권 학생의 비중이 크게 늘며 발생한 것으로, 학력저하를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PISA는 학습능력에 따라 성취수준을 1수준 미만~6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위권은 5~6수준, 하위권은 1수준 이하로 분류한다. PISA 2015에는 OECD 회원국 35개국과 비회원국 37개국의 학생 약 54만명이 참여했다. 한국은 고교 5201명, 중학교 548명 등 총 5748명이 참여했다. 

한국의 순위는 읽기4~9위(517점) 수학6~9위(524점) 과학9~14위(516점)다. OECD회원국 35개국 중에선 읽기3~8위 수학1~4위 과학5~8위다. 3년 전 실시된 PISA 2012에 비해 1~6계단 떨어진 수치다. 3년 전 조사에선 한국 학생의 읽기는 1~2위(536점), 수학은 1위(554점), 과학은 2~4위(538점)를 기록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수학의 문제가 심각했다. 수학은 2000년 첫 조사에서 547점을 기록한 후 2003년 542점, 2006년 547점, 2009년 546점으로, 2012년 554점을 기록하다가 이번 평가에서 520점대로 크게 하락했다. 읽기는 2000년 525점, 2003년 534점, 2006년 556점, 2009년 539점, 2012년 536점으로 계속 530점대를 기록했지만, 이번 평가에선 517점으로 하락했다. 과학은 2000년 552점, 2003년 538점, 2006년 522점, 2009년 538점, 2012년 538점에서 이번 평가에 538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순위하락에는 하위권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최하인 1수준 이하 학생비율이 2012에 비해 읽기는 7.6%에서 13.6%로, 수학은 9.1%에서 15.4%로, 과학은 6.7%에서 14.4%로 늘었다. 특히 수학에서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여학생의 평균점수가 528점으로 남학생 521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과학에서 여학생 평균점수는 521점으로 남학생 511점보다 10점 더 높았다. 읽기는 여학생의 점수이 539점으로 남학생 498점보다 무려 41점 높았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하위 수준 비율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기초학력 미달비율 증가 추이와 유사하게 나타나므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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