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고사 정시접수 순차적 연기.. 추가모집만 축소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남은 2018학년 대입일정이 수능 연기에 발맞춰 모조리 일주일 연기된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오후2시12분 정부세종청사 4브리핑실에서 연 ‘2018 수능 연기 관련 후속조치 상황’ 브리핑을 통해 “수능 연기에 따라 대입전형 일정도 조정하겠다. 금주 주말부터 시행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 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을 일주일씩 연기하고 수능 이후 이의신청 정답확정도 일주일씩 순연한다. 채점기간은 현재 19일에서 18일로 하루 단축해 12월12일까지 성적을 통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정시일정도 일주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해 대학의 입학/학사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입일정 연기는 15일 발생한 포항 근방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한 후 18시간 만에 내려진 조치다. 수능 연기로 인해 단체 ‘멘붕’에 빠진 교육계 전반을 위해서라도 시급을 다툴 필요가 컸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진 발생 즉시 대학정책실장을 급파해 현장상황을 파악한 결과 수능연기결정을 내렸고, 이후 내부대책회의, 국무총리 주재 긴급관계장관회의, 대교협 등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긴급히 마련한 후속대책”이라며, “대교협 전문대교협과 이미 상의를 마쳤다.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혼란이 없도록 한 마음으로 다 같이 노력하겠다는 데 의견 합의를 봤다”라고 전했다. 

교육부의 설명처럼 대학들은 수요자 피해를 막겠다며 두 손을 걷어 부친 상태다. 박 차관의 브리핑으로부터 한 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장호성 대교협 회장과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은 수험생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장 회장은 “대교협은 대학의 대입업무와 수험생 대입지원에 혼란이 없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지원할 것을 다짐한다”라며, “대학별고사 합격자 발표 등을 포함한 모든 전형일정을 수능 시행일인 23일에 맞춰 7일 순연하도록 조정할 것이다. 정시모집 관련 전형일정과 전형기간도 모두 7일 순연한다. 추가모집기간은 기존보다 소폭 축소될 수 있으니 유념 바란다”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이번 결정이 수요자들의 피해 방지를 위한 최선의 조치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하루 전부터 기존 일정 강행이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은 전체 일정 순연이라는 데 대부분 의견일치를 보였던 때문이다. 일정 연기를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은 일정 중복으로 인해 더 큰 혼란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일이었으며, 이번 주 대학별고사를 맨 뒤 일정으로 옮기는 것 또한 출제위원 보안, 채점 등의 문제가 달려 있어 불가능한 방안이었기에 전체 일정 순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향후 수험생들은 컨디션 관리와 바뀐 일정 체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전문가는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을 택한 것 같아 다행이다. 대학별고사 일정 변경으로 인해 행정처리의 번거로움과 추가비용 등은 발생하겠지만, 이 역시 대학들이 감수하겠다고 나선 상태”라며, “수험생들은 연기된 수능까지 다시금 최상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하며, 바뀐 대입일정을 잘 숙지해 차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2018학년 대입일정이 수능 연기에 발맞춰 모조리 일주일 연기된다. 수시 정시를 막론하고 전부 일주일씩 일정이 미뤄지기에 일정 충돌에 대한 우려는 없을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입일정 일주일 순연.. 추가모집만 다소 조정>
16일 교육부와 대교협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미 종료된 수시 원서접수 등을 제외한 남은 대입일정은 수시 정시를 막론하고 전부 일주일 순연 처리된다. 수능이 16일에서 23일로 미뤄졌고, 성적발표 역시 6일에서 12일로 미뤄진데 따른 것이다. 수능 성적발표 일정이 그나마 6일만 미뤄진 데 그친 것은 채점기간을 하루 줄이기로 교육부와 평가원이 합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학별고사 등이 전부 미뤄짐에 따라 수시모집 전형기간은 내달13일에서 20일까지로 조정됐고, 합격자 발표도 내달15일에서 22일로 미뤄졌다.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통보 역시 고스란히 일주일 뒤로 이동한다. 정시 원서접수도기존에는 내달 30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의 4일 중 3일 이상을 택하는 일정이었지만, 내년 1월6일부터 9일 중 3일 이상 진행하는 일정으로 늦춰진다. 정시 합격자 발표도 1월30일에서 2월6일로 조정 대상이다. 

이미 수시 원서접수가 끝나 대학별고사가 아닌 합격자 발표는 강행해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대교협은 예외없이 일주일 순연을 결정했단 입장이다. 대교협 정명채 대입지원실장은 “내일 1단계 합격자 발표가 예정된 대학도 있는데, 발표를 그래도 진행하는 것은 다른 대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일정을 한 주 지연시키는 것이 공정성에 적합한 조치로 판단했다. 합격자 발표에 대해 문의한 대학들에도 일주일 연기하도록 답변했다”라고 설명했다. 

일주일 순연의 예외사항은 추가모집이다. 3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돼야 하다보니 추가모집 기간을 다소 줄여서라도 2월 중 모든 대입일정을 끝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추가모집은 본래 내년 2월18일부터 25일까지 원서접수/전형/합격자발표를 모두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바뀐 일정 변경안에 따르면, 2월22일부터 26일까지로 4일을 연기하고 전체 일정은 3일 축소하기로 했다. 추가모집을 시행하는 대학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로 인한 수험생 피해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변경된 일정은 기존 일정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이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입일정은 아니지만, 정시박람회도 일정 연기의 예외사항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박람회 대관 장소 사용의 여건 문제 때문이다. 정 실장은 “일주일 순연하는 것은 코엑스 예약상황이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를 그대로 유지한다’를 1안으로 보고 있다. 가능하면 하루정도 순연을 해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로 하루씩 늦춰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왜 일주일 순연 결정했나? ‘최선의 선택’>
교육부가 신속하게 일주일 순연 결정을 내놓은 데 대해 교육계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급작스러운 수능의 연기로 ▲일제히 대입일정 연기 ▲대학별 자율 연기 ▲이번 주 대학별고사 연기 등의 방안이 거론된 가운데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한 때문이다. 

하루 전 지진으로 인해 수능 연기가 결정되자 교육계는 이번 주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불과 수능을 4~5일 남긴 상황에서 수험생들에게 대학별고사를 치르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대규모 환불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이번 주 논술 면접을 강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입에서는 수능 이전, 수능 이후 논술을 구분해서 바라볼 정도로 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능 이전 논술의 경우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면 대부분 고사에 응시하는 것과 달리 수능 이후 논술은 수능최저 충족 여부를 따지고, 정시 합격가능 대학까지 가늠해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특징 때문”이라며,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수능 이후 논술을 수능 이전 논술로 바꾸는 것은 수험생들의 대규모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집단 환불 사태 발생도 점쳐진다. 받은 전형료야 반환하면 되겠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선 6회로 제한된 수시 지원기회를 일부 날리는 것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주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의 일정만 맨 뒤로 옮기면, 나머지 대학들은 기존 일정을 고수할 수 있어 번거로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주 대학별고사를 진행할 예정이던 대학들은 전체 일정 연기가 최선이지 자신들만 움직이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 경우 이미 문제 출제를 위해 합숙에 들어간 교수진들을 보안유지를 이유로 길면 12월 중순경까지 붙잡아둬야 하는 데다 채점 역시 원활하게 마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학별로 일정 변경 여부를 자율에 맡기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단 게 중론이었다. 대학마다 일정 순연 여부가 엇갈리면 원서접수 당시부터 중복 일정을 피해 지원한 수험생들의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됐던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번 주 토요일에는 연대 성대 경희대 단대 등의 대학별 고사가 예정돼있고, 일요일에는 서강대 한대 경희대 동대 숙대 등의 대학별고사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 중 일부만 일정을 변경하면 다음주 토요일 한대 외대 서울여대, 일요일 중대 외대 이대 등과 필연적으로 일정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일부러 겹치는 일정을 피해 원서 6장 카드를 조합한 수험생들로선 불의의 피해를 받게 되는 셈”이라며, “결국 최선의 해법은 전체 대학들의 일정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수능 연기기간인 일주일에 맞춰 대학별고사도 전부 일주일 미루는 것이 현재 택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일부 대학들이 일정 순연에 따른 불편을 호소할 순 있겠지만, 천재지변으로 국가적 관심을 받는 수능마저 연기된 상황에서 고집을 피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교육부와 대학이 합의 끝에 전체 대입일정 일주일 순연 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수능 연기에 따른 수험생 피해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사시간은 동일하게 두고 날짜만 바꾸는 형태로 순연이 이뤄지기에 일정이 꼬여 피해를 보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추후 바뀐 일정을 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처럼 특수한 상황이 없는 해에도 매번 시험장을 잘못 찾거나 일정을 착각하는 수험생이 일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곤 한다. 올해처럼 갑작스레 일정이 변경되면 이처럼 혼란에 빠지는 수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바뀐 일정을 세심하게 확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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