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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 가는 수능일 ‘지진 불안감’.. 대책마련 손 놓은 정부지난해 3단계 대응방안 수립.. 이후 개선책 없어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1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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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능 당일 지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져가고 있음에도 교육부가 별다른 대책마련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불과 하루 앞둔 15일 오후2시29분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서울 곳곳에서도 진동을 체감했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지진의 여파가 크다. 당국은 여진 등의 안전에 주의하라며 긴급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지진 발생 사실을 알린 상황이다. 

수능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지진이기에 교육계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수능 당일 발생한 지진이 아니기에 그나마 다행스럽단 반응이지만, 당장 16일 치러지는 수능일 여진 발생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 역시 여진이 올해까지도 지속된 전례가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그간 수능일 지진에 대해 일언 반구의 언급도 없을 만큼 대책 마련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 와서야 '상황파악'을 한다며 분주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뒤늦게서야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하며, 지난해 만든 가이드라인을 준용하겠단 입장을 내놓은 것이 전부다. 하지만,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 인해 마련된 수능 당일 지진 대처방안은 면밀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수능 지진대책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현재 수능 당일 지진 대처방안은 전 정부가 지난해 세운 것 뿐이다. 새 정부가 지진 대처에 대해선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수시가 확대돼 수능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곤 하지만, 여전히 수시 수능최저 등이 존재하는 데다 재수생 등은 정시를 주요 대입 루트로 삼고 있어 수능의 영향력은 무시할수 없는 수준이다. 수능 당일 행동요령 등을 미리 공지함으로써 지진 발생 시의 혼란을 최소화시켜야 하지만, 새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마련된 지진 대처방안의 지적사항들을 반영한 개선안을 시급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을 하루 앞둔 15일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능일 지진 발생가능성을 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교육부가 지진 대책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란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수능 당일 지진 대처방안.. 3단계 구성>
지난해 수능을 열흘 가량 앞둔 11월8일 교육부는 수능 당일 지진 발생시의 대응방안을 가 나 다의 3단계로 구분해 발표했다. 앞선 9월 경북 경주에서 5.8 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수험생/학부모 등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2017 수능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단 취지였다. 

교육부가 내놓은 ‘지진 대피 매뉴얼’은 중 가장 경미한 단계인 ‘가’단계는 진동이 크지 않은 경우다. ‘가’단계에선 시험이 중단되지 않고 그대로 진행된다.

중간 단계인 ‘나’단계부턴 시험을 일시 중단한다. 진동은 느껴지지만 안전성에 위협이 없는 ‘나’단계의 지진 발생 시 수험생은 시험장 책임자나 시험실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책상 밑으로 대피하도록 안내된다. 진동이 멈추면 책임자/감독관 지시에 따라 다시 자리에 앉고 필요 시 10분 안팎의 안정시간을 소모한 후 시험을 다시금 진행한다. ‘나’단계 지진 발생으로 지연된 시간만큼 문제 풀이 시간은 추가로 부여된다. 시험 종료 시간 역시 지체시간을 반영해 연장된다. ‘나’단계 발생 사실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종합상황실에 지체없이 알려지며, 이에 따라 수능 문답지 공개시간도 조정한다. 

마지막 단계인 ‘다’단계는 진동이 커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을 일컫는다. ‘다’단계로 판정된 시험지구 내 시험장들은 운동장으로 즉각 학생들을 대피시킨 후 상황을 지켜봐 추후 조치를 결정한다. 

수험생들은 지진 발생 시 감독관 등의 지시에 전적으로 따라야 한다. 지시 불이행 시 시험포기로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교육부 관계자는 “지진 정도가 크지 않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데도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수험생이 시험장을 무단 이탈하는 경우 시험포기자로 처리할 계획”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별도 교실, 보건실 등에서 전문상담교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처방안 문제 산적.. 개선안 내놓아야>
정부의 3단계 지진 대처방안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실질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다’ 단계에서의 구체적 시나리오를 공개하지 않은 데다 단계별 지진 규모도 공개되지 않은 때문이다. 행동 요령 역시 단계마다 한 가지씩으로 형식적인 내용에 그쳤을 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다’단계에서의 대처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다’단계 발생 시 운동장으로 대피한다는 내용만 제시했을 뿐 이후의 행동요령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처방안 발표 당시 김정연 대입제도과장은 “‘다’단계에서의 상황별 시나리오는 마련돼있지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이를 두고 교육부의 설명이 적절치 못하단 비판을 쏟아냈다. 세부 시나리오를 알리는 것이 도리어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때문이다. 한 고교 교장은 “세부 시나리오를 마련해놓고 왜 공개를 하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지진이 실제 발생해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오더라도 감독관의 지시만 기다리라는 것인가. 대처방안에 대해 정확히 알리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임에도 교육부는 거꾸로 된 대책을 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어느 정도의 지진 규모에 따라 단계판정이 이뤄지는 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진동이 크지 않다’, ‘진동이 느껴지지만 안전성에 위협이 없다’, ‘진동이 커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등의 단계별 설명은 구체적이지 못하단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행동요령 역시 기존 안전대책들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며 형식적이란 비판도 더해졌다. 

대처방안의 적절성 논란을 떠나 올해는 이같은 방안들이나마 적용되는 것인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경주 지진을 의식해 부총리까지 수능 이틀 전 경주를 방문해 지진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고,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 특별 인력을 파견해 지진 정보를 시험장에 신속 전달키로 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새 정부는 올해 수능 당일 지진에 대해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었다. 지난해에는 지진 발생 시 활용 하겠다며 예비 시험장 등이 준비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복도 감독관 등도 배치됐지만, 올해는 이같은 계획이 전혀 수립돼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진 발생 후에야 일부 교육청들이 지난해 마련된 방안을 활용하겠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지진이 발생한 15일이 돼서야 교육부는 ‘상황파악’을 하겠다며 분주한 모양새다. 교육부 관계자는 15일 “현재 지진 발생으로 인해 비상상황이다. 상황파악을 위해 담당 업무자들이 전부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차후 오늘 지진과 내일 수능 관련해 설명이 있겠지만 정확한 시간대 등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교육부는 긴급회의 결과라며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대처방안은 지난해 만들어진 것을 준용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교육계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면밀한 지진 대처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능을 불과 하루 앞두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험생/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에서 볼 수 있듯 큰 지진 이후에는 여진이 따라붙기 마련인 때문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은 정확히 일주일 후 동일 규모의 여진이 발생했고, 올해까지도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계속됐다. 이번 포항 지진 역시 여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수능당일 지진이 발생하면 그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후 약방문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해 마련된 수능 대처방안이 있지만, 충분한 대처방안으로 보긴 어렵다. 이를 올해 정부가 시행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교육 수요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새로운 수능 당일 지진 대처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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