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간 실시..계열별 문항수 상이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수능 직후 주말인 25일~26일 실시 예정인 경희대 논술고사는 어떻게 출제될까. 올해 경희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경희대가 발간한 논술 가이드북을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기출과 예시답안, 출제의도 등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과 7월 실시한 오프라인/온라인 모의논술 기출문제 역시 참고할 만 하다. 모의논술은 실제 논술 출제에 참여하는 교수진이 투입되는 만큼, 올해 출제경향을 내다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다. 

경희대 논술고사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120분동안 실시한다. 인문계열은 2~3문항 출제되며 원고지 형식으로 1500~1800자 작성한다. 인문계열은 1200자 내외의 긴 논술문제가 출제될 수 있으며 사회계열은 수리논술이 출제되고 영어 제시문도 출제될 수 있다. 자연계열은 수학/과학 각 4문항 내외로 출제된다. 수학은 필수며 과학은 물리/화학/생명과학 중 한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경희대가 수능직후 주말인 25일과 26일 논술을 실시한다. 경희대는 수요자 배려의 차원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경희대 제공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인문체능계>
가장 최근인 7월 실시한 온라인 모의논술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인문체능계는 6개의 제시문이 출제되고 2개의 논제가 제시됐다. 제시문 가는 르완다의 투치족과 후투족 구분, 제시문 나는 중국의 민족 식별, 제시문 다는 독립운동가 박열을 도운 가네코 후미코와 후세 다츠지, 제시문 라는 근대성,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민주주의, 제시문 마는 고고학을 통한 민족/국가의 정체성 형성, 제시만 바는 한국 민족주의 원형을 ‘백의’와 ‘고구려(발해)’로 형상화한 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민족주의의 재부활 속에서 ‘민족주의와 글로벌주의(또는 보편주의)’라는 주제를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분석적으로 비판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였다. 

논제1은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요약하고 논지의 차이를 서술’하는 문제다. 제시문 가와 나는 민족의 구분이 본질적으로 인위적이며 정치적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공통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차이점은 가의 경우 벨기에인들이 르완다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두 민족을 분열시켰고 나의 경우 중국이 소수민족을 통합시켜 국가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민족을 식별했다는 점이다. 

논제2는 ‘제시문 바의 관점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라/마에 나타난 상황을 평가하시오’였다. 제시문 바의 시는 역사 속에 면면히 흘러내려온 통일된 집단적 정체성으로서의 민족주의를 옹호한다. 제시문 다는 민족주의 운동과 박열과 그를 도운 일본인들의 활약을 통해 민족을 넘어 보편적 이성과 코스모폴리탄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시문 바와 상반된다. 제시문 라는 남북한에서의 민족주의에 대한 부정의 논리를 설명하고 이것이 근대적 합리주의, 이성주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제시문 바의 민족주의를 부정한다. 제시문 마는 민족 또는 국가라는 정체성이 박물관, 고고학, 지리학과 같은 역사적 지식과 과학적 지식을 통해 만들어짐을 보여준다. 이는 민족주의가 조상대대로 이어져 온 본질적이고 회복해야만 하는 고유한 속성이라고 주장하는 제시문 바와 상반된다.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사회계>
사회계는 7개의 제시문에 3개 논제가 출제됐다. 자유주의와 국가 개입에 대한 논란(자유지상주의와 평등적 자유주의)을 이해하고, 이를 또 다른 관점인 공동체주의에서 비판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였다. 

논제 1은 ‘제시문 가~바를 비슷한 주장을 담은 내용끼리 분류하고, 각 제시문을 요약하라’는 문제였다. 제시문 가/나/바는 개인에게 국가 통제 없는 무제한의 자유가 허용돼야 한다고 보는 반면, 다/라/마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자유 증진을 위해 국가 개입과 복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논제 2는 ‘제시문 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술하고, 이를 근거로 제시문 마/바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 문제는 공동체주의가 자유주의가 간과한 공동체적 삶의 조건과 공동체가 요구하는 덕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다른 제시문의 논지를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출제된 문제다. 국가 개입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평등한 자유 확대를 주장하는 제시문 마는 자신과 타인의 자유 증진보다 공동체적 삶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의 계획은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제시문 바의 주장도 무제한의 자유는 개인주의로 변질될 수 있으므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비판할 수 있다. 

논제3은 ‘ K컴퓨터 회사는 세 명의 직원을 고용해서 컴퓨터를 조립하여 판매한다. K컴퓨터 회사는 직원이 조립한 컴퓨터의 수량으로 생산성을 평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K컴퓨터는 직원 A, B, C 세 사람의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해 컴퓨터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조사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컴퓨터를 조립하여 생산하며, 두 사람이 생산한 컴퓨터의 합이 10대가 되는 시간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 A와 B가 한 조일 경우 4시간이 소요됐고, B와 C가 한 조일 때 5시간이 소요됐으며, A와 C가 한 조가 되면 10시간이 소요됐다. K컴퓨터 회사의 임금 정책에 따라 직원이 컴퓨터 한 대를 생산할 때마다 만원이 임금으로 지급된다. 직원들이 하루 8시간 일을 할 때, 직원 A, B, C의 일일 임금은 얼마인가? 그리고 제시문 [가]의 주장에 근거하여 K컴퓨터 회사의 임금정책을 평가하시오’였다. 이는 3개의 방정식을 설정한 후 변인간 관계를 계산하는 문제다.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자연계>
자연계 수학 문제는 등차수열, 삼각함수의 성질과 극한을 이용해 정의될 수 있는 곡선의 길이에 대한 기본적 개념을 물었다. 첫 번째 논제는 삼각함수 및 이등변 삼각형의 성질을 이용해 주어진 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논술하고 그 합을 기술하도록 했다. 두 번째 논제는 원에 내접하는 정삼각형에 대해 삼각형의 닮음 혹은 이등변삼각형과 삼각함수의 성질을 이용해 주어진 이등변삼각형의 밑변의 길이를 원의 반지름과 관련해 나타내고, 길이의 합을 논술하도록 했다. 세 번째 논제는 두 번째 논제의 일반적인 경우로, 원에 내접하는 정 n각형에 대해 삼각형의 닮음 혹은 이등변삼각형과 삼각함수의 성질을 이용해 주어진 이등변삼각형의 밑변의 길이를 원의 반지름과 관련해 나타내고, 길이의 합을 논술하도록 했다. 네 번째 논제는 반지름이 r인 원은 그에 내접하는 정n각형으로 근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세 번째 논제에서 찾은 길이의 합과 삼각함수의 극한을 이용해 곡선의 길이를 서술하도록 했다. 

과학 선택문제로 출제된 물리의 논제1은 등가속도 직선 운동과 2차원 포물선 운동의 개념을 결합해 특정 시각에서의 물체의 위치를 예측하는 문제였다. 논제2는 베르누이 법칙을 응용해 유체의 속도/압력을 예측하는 문제다. 화학 논제는 화학의 개성있는 원소(원자의 구조)와 닮은꼴 화학반응(산화-환원반응) 개념에 대한 문제였다. 생명과학 논제는 유전의 기본원리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생물과 환경의 상호관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이를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였다.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의학계>
의학계열 수학문제는 도형이 어떤 규칙적인 방법으로 순차적으로 만들어질 때 생성되는 수열에 대해 그 규칙성을 수학식으로 적절하게 표현해 수열의 연속 항들의 관계를 밝히고, 이를 이용해 일반항의 식을 구하고 그 극한의 수렴, 발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했다.

1번 논제는 순차적으로 만들어지는 도형의 선분들의 길이로 구성된 수열을 삼각비 성질의 기본적인 적용으로 등비수열로 나타낼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다. 2번 논제는 다른 규칙이 주어졌을 때 적절한 계산을 통해 수열의 일반항을 유추하고 그 극한을 찾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다. 3번 문제는 또 다른 규칙이 주어졌을 때 등비수열의 합 공식을 적용해 수열의 일반항을 모든 경우에 다 찾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다. 4번 논제는 등비수열이 포함된 수열의 극한의 수렴, 발산을 모든 경우에 대해 판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다.

과학 선택문제인 물리의 경우 중력, 단진동, 관성 법칙, 힘의 평형, 전기력의 개념을 이용한 문제가 출제됐다. 생명과학은 물질대사, 질소 순환, 계통수, 진화 개념을 이용한 문제였다. 화학은 원자 모형과 전자 배치를 통해 원소의 주기성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이온화 에너지에 대해 설명하는 제시문이 주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원자의 원자가 전자의 개수를 알아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논술하는 문제였다. 

<경희대 논술 어떻게 선발하나>
경희대 논술은 2018수시에서 820명을 모집한다. 원서접수 결과 59.01대 1(820명/4만8391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서울캠에서 나왔다. 한의예(인문)은 8명 모집에 1739명이 지원하며 217.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말 그대로 ‘대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한의예(인문)의 경쟁률은 높은 편이었지만 140.75대 1로 올해와는 차이가 컸다. 뒤를 이어 의예과 137.14대 1(22명/3017명), 간호학과(인문) 113.8대 1(5명/569명), 치의예과 101.75대 1(16명/1628명), 간호학과(자연) 101.6대 1(5명/508명) 순으로 의료/보건계열의 5개 학과가 100대 1을 넘겼다. 

그밖에도 경쟁률이 높은 모집단위가 많았다. 화학과 92대 1(8명/736명), 생물학과 88.36대 1(11명/972명), 언론정보학과 86.92대 1(12명/1043명), 정보디스플레이학과 83.13대 1(8명/665명), 자율전공학과 81.11대 1(18명/1460명) 등이 서울캠에서 경쟁률이 비교적 높은 곳이었다. 

국제캠에서는 소프트웨어융합학과 65대 1(5명/325명), 컴퓨터공학과 64.47대 1(19명/1225명), 화학공학과 62.93대 1(15명/944명), 식품생명공학과 58대 1(10명/580명), 건축학과(5년제)[자연] 56대 1(5명/280명) 순으로 경쟁률이 높게 형성됐다. 반면, 태권도학과의 15.57대 1(7명/109명)을 필두로 한국어학과 21대 1(2명/42명), 골프산업학과 25대 1(3명/75명), 프랑스어학과 29.83대 1(6명/179명), 건축학과(5년제)[인문] 31.5대 1(4명/126명) 등은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전형방법은 논술70%와 학생부교과21%, 비교과9%를 합산해 수능최저 적용 후 선발하는 방식이다. 올해 수능최저를 변경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대부분 대학이 등급합 기준을 강화했지만 경희대는 수요자 배려 기조에서 올해 역시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수능최저는 ▲인문(한의예(인문) 제외) ▲한의예(인문) ▲자연(의/치/한 제외) ▲의예/치예/한의예(자연) ▲체능의 5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문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2개영역 등급합 4이내, 한의예(인문)는 국어 수학(나) 영어 사탐 중 3개영역 등급합 4이내, 자연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2개영역 등급합 5이내, 의/치/한(자연)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4이내, 체능은 국어 영어 중 1개영역 3등급 이내면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탐구영역은 상위 1과목을 기준으로 등급을 산정하며, 인문계열은 제2외국어/한문으로 사탐 1과목을 대체할 수 있다. 체능을 제외한 전 모집단위는 한국사 5등급 이내를 받을 것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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