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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박람회 상위대학 불참..전형료인하 수요자피해’부메랑’수요자친화 위축의 신호탄..'알맹이빠진 박람회'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11.1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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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올해 대교협 주관 2018정시 박람회에 상위대학들이 줄지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본래 정시박람회에 불참해오던 서울대 서강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그간 박람회에 꾸준히 얼굴을 비춰오던 상위대학들까지 정시 박람회를 보이콧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의 전형료 인하밀어붙이기에 ‘정시 전형료를 받아 정시에 쓰라’는 지침 권장까지 더해지며 정시에서 사용 가능한 비용이 적어진 상위대학들이 궁여지책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로써 전형료 인하가 당장의 수요자들이 쓸 비용은 줄일 수 있을지언정 가속화되던 대학들의 수요자 배려 행보를 한 풀 꺾일 것이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수요자를 위한다고 밀어붙인 전형료 인하조치가 부메랑이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대학의 수요자친화움직임이 위축으로 돌아서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상위대학들의 불참 러시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수요자들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다. 정시는 철저히 수능성적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구조상 입학처 관계자 등과의 대면상담이 특히 큰 의미를 지닌다. 불참 대학들의 입학처를 잠시 짬을 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수도권 수험생들은 큰 피해가 없겠지만, 여건 상 불가능한 지방 수험생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다. 지방 수험생들은 입학처를 자유롭게 찾기 어려운 여건 때문에 그간 대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노려 정시 박람회를 찾았고, 이는 수시 대비 정시 박람회 방문객이 2배 가까이 많은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위대학의 대거 불참으로 최대 피해자가 지방 수험생들이 될 전망이다.  

물론 불참 대학들이 수요자 배려 행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박람회에 불참하는 상위대학들은 교내 상담실을 확대 운영하고 전화상담 등도 운영함으로써 수요자들에게 충실한 정보제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험생들 입장에선 그간 단기간 일정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던 박람회의 효용이 크게 떨어지는 불이익을 감내해야만 한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돼있었단 평가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출발해 급작스레 결정된 전형료 인하 움직임 속에서 인하결정이 가져올 ‘후폭풍’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성을 위협하고 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결국 수요자들의 피해로 현실화됐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육부는 대통령의 전형료 인하 발언이 나오자마자 25.1%라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가며 대학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형료가 얼마나 과중한지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원자가 많고 적고를 떠나 전형마다 인하율을 동등하게 매기면서 인하율 ‘부풀리기’까지 자행했다. 그 결과 지금처럼 비용문제로 인해 상위대학들이 박람회를 외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라며,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졸속으로 전형료 인하 계획을 내놓고 '반강제'로 이를 밀어붙인 정부에 있다. 교육부는 이것도 모자라 전형료의 원가를 산정하겠다며, ‘수시 전형료는 수시에, 정시 전형료는 정시에 쓰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통상 대학의 전형료 운영이 1년 단위로 이뤄진다는 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원가’를 따져 ‘표준 전형료’를 정하겠단 발상부터 잘못됐다. 대학마다 개별 사정이 전부 다른 상황에서 원가를 따지기보단 ‘어떻게 전형료를 쓸지’에 대한 지침을 일정 범위를 정해 줬어야 했다. 결국 교육부가 앞장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특히 정보가 취약한 지방 학생들을 최대의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향후 수요자 친화조치가 위축되는 신호탄이 쏘아졌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더 큰 수요자들의 피해는 내년수시부터라고 본다”며 비판했다. 

올해 정시 박람회에 상위대학들이 대거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졸속 투성이인 전형료 인하 계획이 반강제로 시행되면서 지적됐던 수요자 친화조치 축소의 신호탄이 '부메랑'처럼 돌아왔다는 평가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올해 정시 박람회 ‘상위대학 대거불참’.. 129개교 참가 예정>
올해 정시 박람회는 내달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수능성적 발표로부터 한 주 지난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일정이다. 대교협은 2014학년까진 지금과 동일하게 성적발표 다음 주에 박람회를 진행하다 2015학년과 2016학년의 2년간은 수능성적발표 다음날부터 박람회를 시작하는 일정을 택했다. 다만, 이 경우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변표) 등이 확정지어지지 않아 대면상담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기에 지난해부터는 다시금 성적발표로부터 일주일의 여유를 대학들에 줌으로써 변표를 확정하고 성적을 분석해 조금 더 면밀한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올해 상위대학들이 정시 박람회에 대거 불참한다는 데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입학처장들의 협의회가 존재하는 상위9개대학 중 대부분이 이번 정시박람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상위9개대학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이화여대의 9개 사립대학을 의미한다. 여기에 서울대까지를 통상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현재 정시 박람회 참가 신청/접수는 모두 종료된 상황. 9개사립대와 서울대까지 10개대학 가운데 박람회 참가 의사를 밝힌 곳은 경희대와 이대 뿐이다. 그간 수시 박람회만 참여하고 정시 박람회는 꾸준히 불참해오던 서울대와 서강대는 올해도 박람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고대 연대 성대 한대 중대 외대 역시 박람회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상위9개대학 사이에 일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보기도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대학마다 불참 사유는 비슷했지만, 개별적 판단에 의한 것일 뿐 대학들이 협의 하에 박람회 불참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A대학 입학처장은 “대학들이 전형료 인하에 반발해 단체로 박람회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과이 아니다. 참가 결정은 개별 대학이 내린다. 협의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9개대학 입학처장협의회 소속인 경희대 이대는 박람회에 참여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위대학들의 불참 러시가 이어지며 매년 증가추세를 보여오던 박람회 참가대학 수는 올해 처음 축소추세로 돌아서게 된다. 2009학년 72개교 참가에서 2010학년 82개교, 2011학년 88개교, 2012학년 100개교, 2013학년 107개교, 2014학년 116개교, 2015학년 130개교, 2016학년 131개교, 2017학년 135개교로 계속해서 참가대학 수가 늘던 정시박람회는 올해 129개교로 참가대학 수가 정해졌다. 대교협 관계자는 “주요 대학으로 불리곤 하는 서울권 대학들이 이번 박람회에 불참하는 것은 맞다. 현재 참가신청이 된 대학은 129개교로 지난해보다 5개교 가량 줄어든 셈”이라며 “박람회 참가 여부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기에 불참 대학들에 참석을 강권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람회 불참 왜? 전형료 인하 탓>
상위대학들이 박람회 불참을 결정한 것은 ‘전형료 인하’ 때문이었다. 박람회 참가시 부스대여비 등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형료 인하로 인해 정시 전형료 수입이 줄어들자 ‘선택’의 문제가 생긴 때문이다. B대학 입학팀장은 “올해 정시 전형료를 인하하면서 박람회 참가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 시작했다. 그 비용을 박람회에 투입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 좀 더 면밀히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람회 참여 시 최소한의 부스만 차리더라도 대여비가 600만원 가량 발생한다. 조금 더 상담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부스를 넓힐 경우 많게는 2400만원 정도의 부스 대여료가 발생할 수 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입학처 직원/사정관 등 인력들이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상담을 위해선 적은 인원이 투입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재학생 아르바이트비, 전형책자/기념품 제작비 그밖에 박람회 진행 동안의 식비/교통비 등 실비까지 고려하면 3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각오를 해야 한다. 정시에서 우리대학 전형료 수입이 많아야 1억원 안팎인데 전형 진행에 드는 비용과 상담실, 전화상담, 설명회 등까지 전부 고려했을 때 박람회를 불참하고 상담실 운영, 전화상담 등에 더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학 입학실무자들도 전형료 인하 관련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답변을 내놨다. C대학 입학관계자는 “작년 대비 수입이 줄어들었으니 어디선가는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내부논의를 거치고, 박람회에 드는 소요시간과 투입인력 등의 효율성을 따져본 결과 불참하는 것이 더 옳다고 봤다. 모든 수험생이 박람회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상당한데 이러한 상담인력들까지 줄여가며 박람회에 가느니 교내 상담실과 전화상담을 더욱 확충하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실제 지난해 정시 경쟁률을 보더라도 대학들의 해명은 합당했다. 지난해 상위대학들의 정시 지원자는 6000명에서 7000명 수준에 불과했다. 다군 모집을 실시하는 중대를 제외하면, 5000명대로 평균 지원자 수는 크게 떨어졌다. 이번 전형료 인하 조치로 상위대학 정시 전형료가 대부분 3만원 정도란 점을 고려하면, 정시 전형료 수입은 1억5000만원 선에 불과했다. 전형운영만 하기에도 빠듯한 수입인 셈이다. 전체 전형료 수입의 10%에서 20% 가량을 사용해야 하는 정시 박람회를 불참할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다. 

전형료 인하는 일부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며 박람회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펴는 사례도 있었다. D대학 입학팀장은 “정시 박람회 자체가 그다지 좋은 행사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교내에서 상담을 하면 비용을 훨씬 아낄 수 있고 상담의 질역시 높일수 있는 데다 그 비용으로 전형운영을 더욱 충실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람회 같은 대규모 행사는 지원의지가 불확실한 학생들이 많은데, 교내 상담은 대학을 지목해서 온다는 점에서 지원의지가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헛수고’를 그만큼 크게 덜 수 있는 셈”이라며 “박람회 일정 자체도 문제다. 수시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람회를 열다보니 찾아와서 점수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에서 불합격했는데 예비번호가 몇 번이냐’ 같은 것들을 묻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허수 지원자들을 상담하느라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변표 확정 또는 성적분석이 채 완료되지 않아 상담이 세세하게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존재한다. 올해는 특히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성적분석이 미진한 사례가 더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 원서접수 때문에 일정을 더 미루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과 같은 일정의 박람회는 괜한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최대 피해자 지방 학생들.. 정책 밀어붙이기의 희생양>
문제는 이번 상위대학들의 박람회 대거 불참으로 지방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시박람회는 서울권 학생들에게도 여러 대학을 한 자리에서 만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했지만, 특히 지방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대학이 박람회와 교내 상담을 병행하기 때문에 서울권 학생들은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고도 대학을 직접 방문해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방 학생들은 지역적 여건 상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았던 때문이다. 만약 큰 마음을 먹고 서울을 방문하더라도 대학 간 거리까지 생각하면 하루를 꼬박 투입한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상담을 모두 받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상위권 대학 대다수가 참가하는 박람회는 지방학생들이 하루 일정을 잡아 상담을 받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에 지방 고교들의 단체 관람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정시 박람회는 수시박람회보다 더 높은 인기를 끌었다. 대교협 관계자는 "박람회 인기는 정시 때가 더 높다. 수시 박람회는 5만명에서 6만명 정도가 방문하지만, 정시 박람회는 1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위대학 대부분이 박람회 불참을 결정하면서 지방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질 예정이다. 대부분의 상위대학이 박람회에 불참하는 대신 상담을 확충하고, 전화상담도 시행하는 등 수요자 배려 행보를 소홀히 하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대학이 이같은 행보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박람회 불참의 반대급부로 교내 상담실 등을 운영하는 데는 대부분의 상위대학이 뜻을 모았지만, 전화상담 등은 대학별로 시행 여부가 다르다. E대학 입학관계자는 “아직 전화상담 시행 여부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교내 상담만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헛걸음’의 가능성이다. 대교협과 상위대학 모두 불참 여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긴 어려운 때문이다. C대학 입학관계자는 “최대한 전화상담을 받도록 입학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릴 예정이지만, 박람회에 불참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는 어렵다. 참석 사실도 아니고 불참 사실을 굳이 알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라며 “대교협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상위대학이 대거 불참하는 박람회’란 식으로 홍보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참가대학을 면밀히 살피지 못하고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이 왜 부스를 차리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일이 나오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방학생들의 피해는 정부가 ‘불도저’식으로 전형료 인하를 밀어붙일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다. 실제 정부의 올해 전형료 인하는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급박하게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7월13일 전형료 인하를 지시하자 교육부는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19일 대학들에 ‘대입전형료 투명성 제고(인하) 추진계획’을 내려보내며 전형료를 내릴 것을 강요했다. 추진계획에는 “올해 전형료 인하 실적을 내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평가지표로 반영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설명이 포함됐으며, 첨부된 엑셀 파일에는 ‘25.1%’라는 예시까지 제시됐다. 정부재정지원사업을 미끼로 총장선출 등의 문제에 있어 대학들의 숨통을 옭아맸다며 전 정부를 비판하던 새 정부가 같은 꼴을 되풀이한 셈이다. 

이처럼 급박한 일정으로 추진되다보니 전형료 인하과정은 졸속으로 가득했다.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많은 논술전형과 지원자가 적은 학생부교과전형 중 논술전형의 전형료를 내리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두 전형을 동등하게 취급하면서 대학들에 ‘꼼수’를 쓸 것을 사실상 권장하는 모양새를 빚기도 했다. 결국 반강제적인 전형료 인하계획이 시행된 후 정부는 전형료가 15%나 인하됐다며 자찬했지만, 추후 교육부가 주요 25개 대학의 전형료 인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종 논술의 전형료 인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성과 부풀리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졸속으로 이뤄지던 전형료 인하 추진계획을 보며 교육계는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시행과 학종 확대로 인해 고교-대학 간 연계가 점차 강화되고 수요자 배려 행보 역시 범위를 넓혀가던 시점에서 이같은 현장 분위기를 꺾어놓는 조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강했다. 당시 한 대학 관계자는 “전형료 인하 강행은 공정성이 최우선인 대입전형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는 데다 설명회를 비롯해 모의논술, 논술가이드북 발간 등의 수요자 친화조치들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전형료 인하는 이번 상위대학들의 정시박람회 대거 불참으로 그 피해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형료 인하 조치에 더불어 정부의 잘못된 진단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는 이후 전형료의 ‘원가’를 따져야 한다며 원가공학회에 표준전형료 산출 과제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전형별 원가를 각기 따져야 한다며 수시와 정시를 분리했으며, 대학들에도 수시의 전형료 수입은 수시 전형운영에만 사용하고, 정시의 전형료 수입은 정시 전형운영에만 사용하라고 지침을 내려놓은 상황”이라며 “문제는 대학들의 전형료 운영은 연간 단위로 이뤄진단 점이다. 상대적으로 전형료 수입이 많은 수시의 전형료 수입을 정시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설명회 등을 굳이 열어가며 비용을 소모하지 말라는 얘기가 된다. 이미 작년 전형료 수입의 지출항목은 교육부가 대학들로부터 받아갔다. 이를 기반으로 입시수당 등의 지출비용의 권장안을 만들면 족할 일을, 현장의 사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표준전형료를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문제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상위대학들의 박람회 불참으로 수요자들의 피해가 끝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올해 정시는 대학들이 자체 상담실 운영 등의 자구책을 통해 어찌 지나간다손 치자. 내년 수시가 더 문제다. 수시 전형료가 정시보다는 많으니 겉으로 보여지는 설명회/박람회 등 큰 행사에 참여해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여길 수도 있지만 실상은 비용 절감 조치들이 대학들마다 취해질 것”이라며,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모의논술 인원축소, 모의논술 첨삭 취소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겉으로 티는 나지 않지만 비용을 상당부분 축소할 수 있는 조치다. 마찬가지로 지방 고교 방문 등을 줄이는 것도 대학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같은 수요자 친화조치 축소의 피해는 결국 대학 초청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일반고들에 큰 타격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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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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