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고사 갈까 말까’ 잣대는?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대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수능 이후 수험생들의 또다른 실전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가채점을 기반으로 하는 ‘원서 영역’이 시작되고, 수능 결과에 따라 수시/정시의 가능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수능성적이 잘 나온 경우에는 정시를 겨냥해야 하며, 수능성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남은 수시의 대학별 고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판단의 기준은 수능 가채점이다. 신뢰할만한 입시기관을 잣대로 등급컷 충족여부를 따지고 수시 정시의 가닥 등을 판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수능직후 효율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대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수능 이후 수험생들의 또다른 실전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가채점을 기반으로 하는 ‘원서 영역’이 시작되고, 수능 결과에 따라 수시/정시의 가능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건국대 제공

<수능 직후 전형일정.. 대학별 고사 18일 시작, 12월6일 성적발표>
올해 수능은 16일 시행된다. 수능 종료 직후부터 20일까지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진행한 후 27일 정답을 확정해 내달6일 성적을 통지한다. 성적발표 시기까지는 가채점 성적을 기반으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올해 수능 이후 상위대학 대학별고사는 수능 이틀 뒤인 18일부터 본격 시작돼 12월10일까지 이어진다.

2018학년 정시 원서접수는 내달30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의 4일 일정 중 대학별로 선택한 3일 일정이다. 수능이 치러지는 16일부터 내달30일까지 한달 반의 시간동안 정시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는 셈이다. 이후 정시는 1월30일까지 대학별로 합격자가 발표된 후 31일부터 2월2일까지 합격자 등록, 2월13일 오후9시까지 미등록충원합격 통보 순으로 마무리된다. 정원을 전부 채우지 못한 대학의 경우 미등록충원 종료 후 추가모집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상위대학에선 드문 일인만큼 2월13일까지로 올해 대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고 볼 수 있다.

<수능 가채점과 성적분석>
수능일인 16일 저녁에는 가채점을 진행해야 한다. 입시기관별로 수능 영역별 정답을 공개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된다. 이의신청 기간 동안 ‘복수정답’ 논란 등이 빚어져 추후 점수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은 입시기관들이 발표하는 정답에 따라 채점을 끝마쳐놔야 한다. 신속한 수능 가채점의 중요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늦더라도 17일까지는 가채점을 전부 끝마쳐 놔야 한다.

수능 가채점은 수능성적이 발표되기 이전까지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해야 하는 지표인데다 대학별 고사를 응시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준점이란 점으로 인해 매우 중요도가 높다. 수능 가채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남들보다 적은 시간 동안 지원전략을 세워야 하며,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별 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대입 지원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가채점 단계에서 특히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원점수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등급’이다. 실제수능 성적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표준점수, 백분위지만 가채점 단계에서는 원점수를 기반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원점수 기반 등급은 가채점 이후 수능최저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활용된다.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 결정(11/18~12/10)>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여러 가지 지원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수능 가채점 결과가 예상했던 성적보다 좋지 못한 경우라면 남은 수시 대학별고사에 집중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통상 ‘상향지원’이 주를 이루는 수시에서 승부를 봐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능 이후 치러지는 대학별 고사는 즐비하다. 상위대학 중에서는 18일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단국대, 19일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동국대 숙명여대 단국대의 논술고사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인하대 미래인재 면접 등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까지 더해진다. 한 주 뒤 금요일인 24일에는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과 서울시립대 학종 면접이 예정돼 있으며, 주말인 25일에는 고대 건국대 학종 면접과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논술, 26일에는 고대 동대 학종 면접과 한대 중대 외대 이대 논술등이 치러질 예정이다. 예년에는 수능 이전 논술을 치르던 연대가 대교협 권장사항에 따라 수능 이후 논술로 일정을 바꾸면서 기회의 폭이 더욱 넓어진 상태다.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채점에서 구한 원점수를 토대로 자신의 등급을 측정하는 일이다. 한대 건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논술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어 수능최저를 충족할 가능성이 없다면 굳이 논술고사에 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적표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의 등급을 측정할 것인가’다. 입시기관들이 수능 직후 내놓는 예상 등급컷은 실제 등급컷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의 1~2등급컷 총 8개영역 가운데 가장 많이 맞힌 기관조차도 5개 영역을 적중시키는 데 그쳤다. 급기야 단 1개 영역 등급컷을 맞히지 못한 경우마저 존재했다. 입시기관들의 예상 등급컷만 보고 수능최저 충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때문에 수능최저 충족은 다소 넓은 관점에서 기준을 세워 바라봐야 한다. 통상 수능최저 충족이 불투명한 수준이라면 어차피 정시 지원을 통해 그 대학에 합격하는 것도 어렵다. 예를 들어 인문계열 기준 서강대는 3개영역 각 2등급 이내, 성대는 2개영역 등급합 2이내면서 영어 2등급, 중대는 3개영역 등급합 5이내 등을 수능최저로 내걸고 있는데, 정시 합격선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결국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예측보다 특정 영역에서 4~5점이 모자라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요량이 아니라면, 일단은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 수능최저의 기준이 되는 등급컷이 실제 성적발표 이후 변동될 수 있으므로 일단 대학별 고사에 지원해 후회할 일은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2개영역 2등급 이내 가운데 1개 영역은 충족하지만, 1개 영역은 4~5점 미달된다고 생각해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지 않았는데 추후 나머지 1개 영역마저 2등급을 충족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논술고사의 합격 가능성과 관계없이 후회로 남게 되고 재수로 이어지는 경우로 많다.

추후 등급컷 변동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그나마 입시분석의 신뢰도가 높은 기관의 잣대를 참고하는 게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예측이 들어맞을 확률이 높고, 추후 등급컷이 변동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입시기관을 예상하면 후회할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가 올해 치러진 학평 모평을 대상으로 주요 입시기관별 입시분석의 신뢰도를 측정한 결과 올 한 해 가장 높은 적중률을 보인 곳은 대성이었다. 대성은 올해 4번의 학평, 2번의 모평 등 총 6번의 모의고사 가운데 절대평가인 영어를 제외하고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영역 1~2등급컷 총 36개 영역 중 22개영역의 등급컷을 정확하게 예상했다. 이어 이투스와 유웨이중앙교육이 21개, EBS가 20개를 맞혀 신뢰도 높은 분석력을 드러냈다. 그간 영역별 예측이 빗나간 경우의 오차 폭 합산 시에는 이투스가 33점으로 가장 오차가 적었고, 대성이 36점으로 뒤를 이으며 상대적으로 뛰어난 분석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때문에 올해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입시기관별 예상 등급컷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대성 이투스 유웨이중앙 EBS 등을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 지원전략 수립(12/6~29)>
가채점을 통해 등급컷 등을 따져가며 대학별 고사 응시에 열을 올려야 하는 입장과 달리 대학별 고사 응시를 피해야 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들보다 정시에서 더 선호도 높은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대학별고사를 의도적으로 응시하지 않음으로써 정시 지원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둬야 한다. 현재 대입은 수시 합격의 경우 정시 지원이 불가능해지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흔히 얘기하는 수시납치의 상황이다.

다만,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잘 나왔음에도 이미 수능 전에 대학별 고사를 치러 의도적으로 불합격을 노릴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수능 이전 대학별 고사를 본 대학보다 더 선호도 높은 대학의 고사가 남아있는 경우 응시해 합격을 노리는 것과 수능 이전 대학별 고사를 본 대학에 불합격하길 기대하고 남은 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으므로 대학별 고사를 자신이 잘 치렀는지 등을 잘 따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수능 이전 고사를 치른 대학에 합격하는 등의 사정으로 정시에 도전할 수 없는 경우라면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대학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3개 과기원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행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규정의 예외인 군외대학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도 이런 경우에 해당했지만, 올해부턴 정시모집을 폐지해 3개 과기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수시에서 전부 불합격했거나 불합격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정시 지원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 정시 지원전략 수립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은 성적이 발표되는 내달6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채점 결과를 기반으로도 입시기관들이 배치표 등을 발표하지만,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가 되면서 입시기관들이 배치표 작성에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예년에는 원점수 합산점수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대학별 주요학과의 합격선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이 같은 성적대를 발표하기가 어려워졌다. 영어 1등급인 경우와 2등급인 경우 실제 변별력이 얼마나 되는지가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대 같은 최상위 대학이라면 영어 1등급을 받은 사례를 가정하고 국어 수학 탐구 점수만을 기준으로 합격선을 제시할 수 있지만, 영어 1등급부터 3등급 등이 혼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의 경우 정확한 합격선 제시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본격적 정시 지원전략 수립 시점이 되면 입시기관별로 대학별 합격선이 담긴 배치표를 내놓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대략적인 지원전략을 세우되 세부내용은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비율, 반영지표 등이 다른 사정이 있는 때문이다. 똑같은 원점수라 하더라도 어느 영역을 잘 봤는지,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지표가 더 유리한지 등에 따라 당락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배치표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지원가능한 대략적인 점수대를 파악하는 방법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원전략 수립 시점에선 가채점 때부터 활용해온 원점수는 잊어야 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유리한 점수와 국수영탐/국수탐/국영탐/수영탐 등 반영영역의 조합별 점수 중 유리한 지점을 먼저 확인해 봐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불리를 따져 지원할만한 대학을 추린 후 최종적으론 가군/나군/다군의 모집군별 1개씩 3개대학을 추려내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통상 합격 가능성이 낮은 곳은 ‘상향’, 합격 가능성이 적절한 곳은 ‘적정’, 합격 가능성이 높은 곳은 ‘하향’으로 입시현장에선 구분하곤 한다. 상향은 ‘패’, 적정은 ‘무’, 하향은 ‘승’으로 두고 2승1패, 1승2패, 1승1무1패 등의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방법이다. 통상 대학 합격이 절실한 재수생의 경우 승을 조금 더 많게 두는 반면, 재수까지 불사하겠다는 재학생은 패를 더 많이 두는 정도로 지원전략을 세우곤 한다. 이 때 승/무/패 자체를 혼동해선 지원전략 수립의 의미가 없다. 과거 경쟁률부터 충원율까지 최대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이 상향인지 적정인지 하향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등급에 따른 점수가 주어지다 보니 예년의 성적대를 바탕으로 지원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은 만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지원대학 결정, 원서접수(12/30~1/2)>
지원전략을 세웠다면 이젠 마지막으로 원서접수에 나설 때다. 원서접수 기간을 비롯해 많진 않지만 정시에서 면접 등의 대학별고사가 있는 경우는 그 일정까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원서접수 마감은 일정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전부 확인해야 원서접수를 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원서접수 일정확인의 중요성이 예년보단 낮아진 상태다. 12월30일부터 1월2일까지의 4일 중 3일 이상이기만 하면 되는 배경 때문에 대학별 원서접수 일정이 엇비슷한 때문이다. 30일과 31일로 원서접수 시작일이 갈릴 뿐 마감은 2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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