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예비소집부터 영역별 체크 포인트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수능 당일은 그간의 공부 성과를 가르는 중요한 날이다. 이미 수능 당일을 경험해본 재수생들과 재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는 수능 당일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를 미리 아는지 여부다. 재학생들은 수능을 처음 경험하다 보니 사소한 일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당황하기 쉽다. 수능 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를 미리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고 ‘막판 뒤집기’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단 얘기다. 수능은 사소한 실수로도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1~2점 차이로 차후 정시, 수시 수능최저 충족 등에서 당락이 갈리는 일도 빈번하다. 막판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수능 당일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과 불안을 크게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수능 당일. 시간대별 시나리오를 미리 알아두면 불안감이나 긴장감을 낮출 수 있어 실력발휘에 주효하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수능 전날, ‘예비소집’ 필수 방문>
수능 전날에는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대부분 주변 학교에서 수능이 치러지기에 아는 장소인 경우가 많아 예비소집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예비소집을 통해 시험장을 전날 방문하는 것은 필수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 사이 시설물이 새로 생겼다거나 도로사정 등이 바뀌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장의 간접적인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예비소집에는 임하는 것이 좋다. 수능일 아침에 시험장까지 오기 위한 교통편 등도 미리 잘 살펴봐야 한다.

예비소집 날 시험장을 필수 방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혼동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매년 수능 날이면 시험장을 착각해 곤혹을 치르는 학생들이 발생하곤 한다. 이름이 같은 동명이교를 찾는 경우가 있는 데다 비슷한 학교명으로 인해 혼동이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는 본래 시험장으로 이동하면 시험을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본래 계획했던 스케줄이 어긋난 데 따른 당황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예비소집을 잘 마치고 귀가했다면, 학습은 가볍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수능 전날이란 이유로 과한 학습에 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평소와 같은 식단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평소보다 다소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긴장이 돼 잠이 오지 않는 경우라면 가벼운 반신욕 등을 통해 긴장을 풀어서라도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간 수능 대비과정에서 신체리듬을 잘 맞춰온 경우라면 익숙한 리듬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잠들기 전 다음날 준비물들을 잘 챙겨둬야 한다. 시험장에서 볼 마무리 학습 자료를 비롯해 수험표와 신분증 등을 가방에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에는 도시락과 물 정도만 챙겨 시험장으로 향해야 한다. 만약 시험 당일 가채점을 위해 가채점표를 수험표 뒷면 등을 이용해 만들려는 경우에는 가채점표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수능 당일 시간체크를 위한 시계는 평소 학교에서 보던 모의고사와 달리 신경을 써야 한다. 휴대가 금지된 디지털 시계가 아닌 아날로그 시계가 필수다. 특히, 올해는 아날로그 시계 가운데 교통카드 결제기능이 있는 ‘교통시계’반입이 제한되는 변화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복장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복장 제한은 없으므로 시험을 치르기 편한 옷을 고르면 된다. 재학생의 경우 매일같이 입던 교복에 겉옷을 조금 더 챙기는 방식을 활용해도 된다. 평소 입던 편한 복장을 입되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체온을 조절하기에 용이하다. 수능 당일 시험장은 평소 공부하던 교실/독서실 등과는 다른 환경이므로 다소 따뜻하게 겉옷을 챙겨 입고 덥다고 느껴지면 겉옷을 일부 벗는 방식으로 편안한 시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수능일 아침, 시험장 이동과 입실>
수능 당일 시험장 입실시간은 오전8시10분이다. 1교시 국어영역을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입실시간은 오전8시10분이지만, 되도록이면 1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시험장에 도착해 환경을 점검함으로써 최고 컨디션으로 수능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다만, 오전8시40분까지는 입실 자체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시간이 다소 늦었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만약 시험장을 잘못 찾거나 교통편을 잘못 선택해 지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 범죄신고전화 ‘112’, 경찰민원전화 ‘182’에 전화하면 된다. 순찰차와 경찰 오토바이 등이 수험생 태워주기에 나서고 있으므로 도움을 받아 지체 없이 시험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의 도움을 받더라도 오전8시40분까지 시험장에 도착할 수 없는 경우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가장 가까운 시험장에 입장해야 한다. 고사본부에 도움을 요청해 다른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단 제2외국어/한문 응시 가능 여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자신의 시험장을 찾는 것이 좋다.

일찌감치 시험장에 도착한 경우라면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책상은 지정돼있으니 바꿀 수 없지만, 의자 높낮이가 다소 불편하다면 비어있는 자리와 바꿔도 무방하다. 반입 가능품목인 의자 쿠션/방석 등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책상서랍 역시 전날 사용하던 학생들이 정리하지만, 정리 상태가 불량해 추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봐야 한다. 자리 정리가 끝났다면 화장실을 다녀와 1교시 중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생리현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핸드폰 스마트워치/밴드 등의 스마트기기나 전자사전 MP3 등의 전자기기는 절대 소지해선 안된다. 애당초 시험장에 전자기기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핸드폰 등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만약 전자기기를 소지한 경우에는 예비령이 울린 후 1교시 감독관이 들어와 휴대 불가능 물품을 수거하므로 이 때 제출하면 된다. 전원을 꺼놓았다 하더라도 전자기기를 제출하지 않으면 부정행위이며, 만약 일부 영역에 응시하지 않아 해당 시간에 대기실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는 없으니 미련없이 제출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지난해 치러진 2017수능에서도 전자기기 소지 이유로 85명이 부정행위 처분을 받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시험 시작, 마인드 컨트롤 중요>
준비령이 울리면 문제지가 주어진다. 맨 앞장은 표지이기에 문제지를 받고 시험이 시작되는 사이에는 문제를 볼 수 없다. 다만, 혹시나 있을 인쇄불량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 이 때 지문의 길이를 비롯해 전반적인 문제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너무 자세히 시험지를 살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시험지를 오래 들여다보는 경우 감독관이 주의를 줄 수 있으며, 만약 자신이 약한 영역이 고득점 문제로 출제된 것을 발견하면 머릿속이 복잡해 문제풀이에 어려움만 가중될 수 있다. 본령 전까지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해도 충분하다.

본령이 울리면 시험이 시작된다. 모르는 문제에 너무 오래 매달리거나 연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는 문제를 중심으로 시험에 임하면 된다. 이는 한 영역만이 아니라 수능 전반에 적용되는 사항이다. 국어에서 실수를 저지르거나 망치는 경우 이후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털어내고 평정심을 기반으로 남은 시험에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문제풀이의 순서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어려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쉬운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본적으론 어려운 문제에 신경쓰다 쉬운 문제마저 못 푸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쉬운 문제부터 푸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평소 어려운 문제부터 푸는 습관이 들어있는 경우라면 자신에게 익숙한 방법대로 문제를 풀어나가면 된다.

국어 영어처럼 지문이 많은 영역에선 문제를 먼저 읽는 것이 유리하다. 문제를 먼저 읽은 후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지문을 읽으면 문제해결을 위해 꼭 읽어야 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 문제해결이 보다 쉽기 때문이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옳은 것’과 ‘틀린 것’ 혹은 ‘적합한 것’과 ‘적합하지 않은 것’을 혼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를 잘못 읽어 반대 답을 내놓는 실수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답이 쉽게 도출되는 경우 선택지를 더 꼼꼼하게 확인해 자신이 실수한 것은 아닌지 한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르는 내용이 선택지에 포함돼 있는 경우에는 확실한 오답부터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대처하면 된다.

<‘마지막 단계’ 답안지 작성.. 주의 사항은?>
매 영역별 시험 종료 5분 전에는 답안지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시험 종료령이 울린 이후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은 부정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평소 시간 내 마킹하는 훈련을 해 뒀다면 시험 종료 시간을 지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답안지 작성은 시험지에 풀어둔 문제의 답을 답안지에 옮겨 마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만약 5분 전까지 아직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일단 문제풀이를 중단하고 푼 문제들의 답을 옮겨 적은 후 다시 문제풀이에 돌입해야 한다.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답안지 마킹을 끝마치지 못하는 불상사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채점 표 작성은 마킹을 모두 끝낸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답안지 작성에 필요한 컴퓨터 사인펜과 개인 샤프펜 등 필기구는 시험장에서 지급된다. 수정테이프와 샤프심 역시 시험장에서 지급되는 품목이다. 수정테이프를 사용해야 하거나 샤프심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엔 시험 중이라도 손을 들고 감독관에게 요청하면 사용 가능하다.

예비마킹은 하지 않아야 한다. 2011 수능까지는 예비마킹이 허용됐지만, 2012 수능부터는 예비마킹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용하기 전 빨간색 사인펜 등으로 예비마킹을 하는 경우 이미지 스캐너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잘못 체크한 부분이 있다면, 수정테이프를 사용해 확실히 지워야 한다. 물론 답안지 작성이 크게 잘못된 경우 등에는 감독관을 통해 새 답안지를 받아 마킹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수험번호, 성명, 필적확인란 등을 다시금 작성해야 해 그만큼 시간을 빼앗기게 되므로 되도록이면 수정테이프로 처리하는 것이 시간배분에 효율적이다.

<점심시간, 쉬는 시간.. 컨디션 관리 집중>
수능 당일 점심시간은 12시10분부터 13시까지 50분간이다. 긴장감/부담감으로 인해 입맛이 없더라도 준비해간 도시락을 적당량 먹어 오후 시험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식사 후 졸음이 오지 않도록 과식은 피해야 하며, 따뜻한 물도 여러 차례에 걸쳐 마시면서 체온을 조절하고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화장실은 꼭 다녀오는 것이 좋지만 시험 중에도 화장실에 다녀올 수는 있으니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은 수능을 잘 치르기 위해 분위기를 환기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시간으로 여겨야 한다. 친구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거나 다음 시간 학습자료를 들여다보는 것, 일어나 잠시 산책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권장된다. 다만, 지나간 시험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답/오답 등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은 지난 영역에서의 실수를 상기시켜 긴장을 증가시키고 사기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지나간 영역의 실수는 되돌릴 수 없는 사항이므로 앞으로 치를 영역에만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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